20240330 우리 대화하자 D+52
52일이 되는 지금까지 열심히 건강하게 커준 우리 용용이. 태어나고서 첫 2주 동안에는 아빠가 휴가도 하고 홈오피스도 해서 허둥대면서도 나름 여유 있게 용용이를 케어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온전히 혼자서 돌봐야 해서 정신이 없었어. 몸이 회복되지 않은 반환자와 신생아가 지난 50여 일 동안 합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노력했던지. 정신없이 흘러간 그 시간들은 지금 돌이켜보면 다시금 행복해져. 열심히 사진도 동영상도 찍어뒀는데 그래도 놓친 부분들이 너무 많아. 조금만 커도 이상 하지 않는 행동들이 있더라구.
지금까지 기저귀는 3단계나 업그레이드 됐고, 처음에는 한 끼당 15ml를 먹고 모유도 제대로 못 빨아 유축을 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직수를 하고 있어. 그리고 넌 모유수유 후 매번 분유를 70~90ml 추가로 먹을 정도로 성장했어. 당연히 배변활동도 더 활발해졌고, 아빠가 뀐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 커다란 소리의 방귀도 뀌고. 대견해. 첫 달엔 용용이가 잠에서 깨어나는 과정이 길었어. 수도 없이 기지개를 켜며 얼굴을 막 쓴다고 여겨질 정도로 쓰며 근육을 풀었었는데, 이제는 그 시간이 짧아지고 기지개 킬 때의 얼굴표정의 수도 줄어든 느낌야. 그걸 제대로 못 찍어 놓은 게 많이 아쉬워. 눈으로 보는 것도 너무 소중해서 찍을 수가 없었어.
지금 우리 용용이는 두 번째 원더윅스 기간이야. ('원더윅스'라는 단어는 안토니아를 통해서 알게 됐어. 원더윅스는 아기가 급격히 자라는 시기라서 엄빠를 힘들게 하는 시기래. 대부분의 아기들의 성장과정이랑 속도가 비슷해서 오차 없이 얼추 맞아떨어진다고 하네. 이런게 있어서 너무 신기해) 아침 6시에서 7시 사이에 눈을 말똥히 뜨고 그때부터 해질 때까지는 잠을 잘 들지 못하고 놀고 싶어 하거나 잠투정을 해. 그리고 가끔 등센서가 예민하게 켜져 있을 때가 있기도 해. 분명히 너무나 잠이 오는데도 눕혀놓으면 눈 감고 울고 말이야ㅎㅎ 맘 약한 아빠가 항상 못 참고 먼저 안아줘. 딸 사랑이 대단하지? 넌 요즘에는 눈앞에 움직이는 손을 인지하고 입으로 넣고 싶어 해. 근데 입으로 넣는 방법을 몰라 계속 손을 눈으로 가져가. 가끔 주먹을 빠르게 눈앞으로 휘두르기도 하고, 엄지손가락을 세운 채로 눈으로 가져가기도 해서 깜짝 놀랄 때도 있어. 혹여나 눈이 다칠까 걱정이 되지만 속싸개가 용용이 성장에 방해가 될까 봐 벗겨뒀어. 끊임없이 손을 바라보고 입으로 넣으려고 시도하는 것을 봐서는 머지않아 손을 입으로 넣는 것을 성공하고 말거야. 넌 그렇게 끈기 있거든ㅎ
지난 몇 주 동안 입으로 조금씩 내던 소리가 다양해져서 이젠 제법 뭔가를 표현하는 소리 같아ㅎㅎ 뭐라고 소리 낼 때마다 엄마도 아무 말이나 해보려고 머리를 짜내곤 해. 노래를 불러주면 좋아하고 눈을 마주치면 웃기도 해. 인형 같던 우리 용용이가 이제는 사람 같아 보여. 우리 곧 재잘재잘 대화도 하자:-) 사랑해 우리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