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엄마/육아일기

Krippeneingewöhnung (크리페 적응기)

2025. 4. 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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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용용이의 크리페 적응기를 정리해 봤어요. 중간에 일주일 가까이 아팠던 것 때문에 한주정도 더 걸렸지만, 용용이는 이 크리페에서 빨리 끝난 케이스예요. 아인게뵨눙을 하며 만난 동지 엄마들의 경우 감기, 위장병 등의 이유로 2달 가까이, 혹은 이미 2달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아픈 거랑 상관없이 여러 단계에서 아이가 거부하는 경우들도 있더라고요. 특히 모두에게 낮잠은 가장 큰 과제였어요. 우리 용용이는 평균적인 아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첫 주 : 1시간 동안 크리페에서 엄마와 함께 시간 보내기

1일 차(화) - 1시간 (10~11시) : 실내 놀이공간에서 같은 반 아이들과 놀기 
2일 차(수) - 1시간 (8시 반~9시 반) : 아침활동(아침노래 등), 아침 식사
3일 차(목) - 1시간 (8시 반~9시 반) : 아침활동(아침노래 등), 아침 식사
4일 차(금) - 1시간 (8시 반~9시 반) : 아침활동(아침노래 등), 아침 식사, 마지막 5분 동안 분리 시간을 가졌어요.

 

저는 적극적으로 놀아주기보다는 그냥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만 주고 가만히 있었어요. 용용이는 놀이방에 온 것처럼 신나게 여기저기 구경하며 돌아다니고, 담당 보육교사가 아이와 친해지기 위해 말도 걸고 놀아주며 시간을 보내요. 4일 차에 처음으로 5분 분리시간을 가졌어요. 엄마가 잠깐 어디를 가지만 다시 돌아온다는 걸 보여줘요. 이걸 통해 헤어졌다가 다시 돌아왔을 땐 엄마가 이곳에서 데리고 간다는 것도 아이가 인지해요. 용용이는 엄마가 없는지도 모르고 집에 가고 싶어 하지도 않았어요ㅎ

 

둘째 주 :  1~2시간 분리해서 시간 보내기. 엄마는 크리페 어딘가에서 시간 보내요.

5일 차(월) - 1시간 (8시 반~9시 반)   : 처음 10분만 같이 있고 바로 분리
6일 차(화) - 1시간 (8시 반~9시 반)   : 바로 분리 
7일 차(수) - 1시간 (8시 반~9시 반)   : 바로 분리
8일 차(목) - 1시간 (8시 반~9시 반)   : 바로 분리
9일 차(금) - 2시간 (8시 반~10시 반) : 바로 분리

 

혼자 있는 동안 심심할까 봐 책이랑 패드를 들고 갔는데, 휴대폰을 주로 봤어요.

엄마가 다시 돌아오고, 돌아오면 집으로 간다는 걸 아이가 인지하는 시간이에요. 용용이는 제가 돌아가도 언제나 더 놀고 싶어 해요. 그래서 어쩔 땐 별로 반기지도 않네요ㅎ

 

셋째 주 : 3시간 동안 분리, 크리페반에 도착해서 바로 안녕하고 헤어져요.

10일 차(월)- 2시간 반 (8시 반~11시)
11일 차(화) - 3시간 (8시 반~11시 반)
12일 차(수) - 3시간 반 (8시 반~12시) : 드디어 헤어질 때 떨어지기 싫어함. 엄마가 오랫동안 없다는 걸 인지함.
13일 차(목) - 3시간 반 (8시 반~12시) : 헤어질 때 통곡함
14일 차(금) - 3시간 반 (8시 반~12시) 

 

드디어 11시에 점심식사까지 크리페에서 해요. 지금껏 크리페에 도착하면 열심히 놀기만 하던 아기가 이제는 떨어지기 싫어해요. 크리페에 오면 엄마가 오랫동안 없어진다는 걸 인지했거든요. 금요일에는 너무 헤어지기 싫어해서 3분 정도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면서 보육교사랑 수다를 좀 떤 다음에야 저한테서 떨어졌어요. 헤어질 때 손은 흔들어줬지만 떨떠름한 표정이었어요. 아이가 헤어지기 싫어할 땐 이 공간이 유쾌한 공간이라는 걸 부모가 인지시켜줘야 돼요. 특히 보육교사랑 친밀한 모습을 보여줘서 엄마를 대신할 안전한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많이 돼요.

 

넷째 주 :  3시간 30분 동안 분리

15일 차(월) - 3시간 반 (8시 반~12시) : 반에 들어가기 주저하고 엄마랑 붙어있으려고 함. 안아주고 다독여주니 보육교사 품에서 안 좋은 표정으로 엄마한테 손 흔들어줌. 크리페 놀이터에서 놀다가 넘어져 얼굴 다침. 얼굴 전면으로 넘어져서 이마, 코랑 턱에 상처남. 나중에 보니 볼이랑 귀에도 긁힌 자국이 있음. 소아과가 아닌 대형병원 소관이라 오후 5시쯤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받음. 이상 없고, 진이는 아주 기분 좋은 상태로 자기 직전까지 잘 놀았음.
16일 차(화) - 3시간 반 (8시 반~12시) : 옷 벗고 복도에 있는 동안 같은 반 친구들이 들어오면 아주 반김. 같은 반 친구들을 아는 것 같음. 5분 정도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끝내는 나에게 손을 흔들고 헤어질 준비를 함.
17일 차(수) - 3시간 반 (8시 반~12시) : 오늘도 떨어지기 싫어했지만 인사하고 잘 헤어짐. 데리러 갔을 땐 하루가 너무 즐거웠는지 집에 오기 싫어해서 겨우 들고 옴
18일 차(목) - 휴무
19일 차(금)- 휴무

 

엄마랑 헤어지는 건 싫고 노는 건 좋은 오락가락하는 주였어요. 용용이가 월요일에 다쳐서 하원했어요. 적응기간 중 다치는 건 첨 들어봤어요. 보육교사들이 일에 애착도 있고 열정적이라 믿기는 하는데, 마음이 좀 그렇네요.

 

다섯째 주 : 6시간 분리, 낮잠시도

20일 차(월)- 4시간 (8시 반~12시 20분) : 지난주보다 30분 정도 더 오래 있었음. 여전히 헤어지기 싫은지 자기 반에 안 들어가고 복도를 손잡고 어슬렁거림. 방에 들어가면 헤어지는 시간을 인지하고 손 흔들어 인사해 준다. 헤어지기 싫어하는 표정이 한가득. 재회할 땐 아주 반갑게 걸어서 온다. (지난 금요일부터 혼자서 폭풍 걷기 시작함) 집에 가려고 하면 더 놀고 싶어 아쉬워한다ㅎ 헤어지기도 힘들고 데려오기도 힘들다.
21일 차(화)- 6시간 (8시 반~ 2시 반) : 집에서부터 나에게서 떨어지길 거부하더니 역시나 크리페네서도 껌딱지가 돼서 보육교사가 반강제로 안아서 인사. 다행히 울지는 않음. 낮잠까지 클리어. 이제 낮잠 자고 나면 엄마가 온다는 것을 배운다고 함. 2시 반쯤 보육교사가 대기실로 와서 나를 부름. 용용이가 깼을 때 엄마가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함. 용용이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서 쓰다듬고 엉덩이 쳐주면서 내가 깨웠다. 부스스 일어나는걸 옷 입혀서 하원함. 추울 것 같은데 보디만 입고잠.  
22일 차(수)- 6시간 (8시 반~ 2시 반) : 여전히 떨어지기 싫어함. 반에 들어가는 것부터 거부함. 그렇지만 울지는 않음. 보육교사들도 좋고 노는 것도 좋은데 나랑 떨어지는 게 싫은가 봄. 오늘은 집에서 가져온 인형도 없어서 어쩌나 했는데 크리페에 있는 다른 인형 안고 잠. 우리 아기가 쓰던 이불도 크리페에 있어서 잘 잤던 듯.
23일 차(목)- 6시간 (8시 반~ 2시 반) : 여전히 안 떨어지고 싶어서 내 손을 있는 힘껏 잡고 있지만 헤어지고 나면 곧잘 논다고 한다. 자고 일어나면 내가 있어도 반기는 듯 마는 듯하다.
24일 차(금) - 6시간 (8시 반~ 2시 반) : 처음부터 척척 잘 진행돼서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용용이 반에 다른 친구는 낮잠을 계속 실패해서 12시 반에 강제하원당함. 용용이는 처음부터 낮잠을 잘 잔 게 신기하다.

 

집에서 인형을 들고 오는 아기들이 있어서 귀엽게 봤는데, 낮잠 잘 때 인형을 필요로 하는 아기들이 많았어요. 우리 용용이는 인형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크리페를 몇 주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 인형에 크게 관심을 가지더니 결국엔 하원하면 항상 집에 있는 원숭이 인형을 찾아요. 그 이후론 등원 때도 가져가려고 하고요. 낮잠 잘 때 보육교사들이 그 인형을 품에 안겨주는 것 같아요. 아기 애착인형이나 이불을 챙겨주면 낮잠시간에 도움이 돼요. 낮잠을 자기 시작하면 적응기간 중인 다른 부모들이랑 만날 기회가 생겨요ㅎ 첫 주에는 아기가 낮잠을 못 잘 수도 있기 때문에 낮잠시작시간인 12시 반부터 크리페에서 대기해야 되는데, 동기가 있으면 대기 시간이 덜 지겨워요. 이때 아기가 중간에 깰 수도 있어서 2시간을 꼬박 대기 타고 있어야 돼요. 그리고 아기들 낮잠은 보디만 입고 자네요? 티셔츠 입은 아기들은 잘 때 짧은 잠옷바지를 입혀요.

 

여섯째 주: 6시간 분리, 낮잠시도

25일 차(월) - 병가

26일 차(화) - 병가

27일 차(수) - 병가

28일 차(목) - 병가

29일 차(금) - 4시간 반 (8시 반~1시) : 드디어 다시 등원! 유모차도 트라게도 없이 가봤다. 중간중간 손잡고 걸어도 갔는데, 아주 좋아했다. 여전히 헤어지기 싫어했지만 떨어질 땐 울지 않음. 일주일 만에 만난 보육교사를 반기고 빨강반을 반가워는 함. 헤어질 땐 야속한 표정이랄까 이 엄마가 왜 이러나 하는 눈빛을 보냄. 낮잠 실패. 크리페에서 아침에 소풍을 나갔는데, 소풍 내도록 자더니 낮잠시간에 컨디션 너무 좋아서 강제하원.

 

용용이가 아픈 바람에 이번 주는 통으로 결석했어요. 다행히 건강히 잘 낫고 토요일에는 씩씩하게 등원했지만, 처음으로 낮잠을 실패하고 조기하원했답니다. 아픈 이후에는 이때까지 적응 과정들이 다시 반복될 수 있어요. 


일곱째 주 :  낮잠 + 저녁식사까지

30일 차(월) - 6시간 (8시 반~ 2시 반) : 오늘도 노유모차, 노트라게했다. 크리페 블록시작부터 우리 용용이가 걸어서 갔다. 중간에 다시 안아야 하긴 했지만. 기꺼이 반 앞에까지 갔고, 반 앞에서 안아서 들고 들어갔다. 복도 서성거리는 시간을 줄었더니 들어갈까 말까 간 보는 시간을 많이 절약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운 듯 나에게 꼭 안기기는 했지만 이내 셀리나 품에 안겨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낮잠은 언제나처럼 낮잠 잘 자고 하원.
31일 차(화) - 6시간 (9시~ 2시 반) : 일요일부터 서머타임이 시작됐다. 일요일 새벽 2시에 한 시간이 없어졌고, 그 이후로 용용이가 7시 반쯤 일어나기 시작했다. 용용이는 언제나처럼 자고 일어났지만 시간이 바뀌었다. 오늘도 복도에서 옷을 벗자마자 냅다 안고 반으로 들어갔다. 반에 있는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용용이와 활기찬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데리러 갔을 땐 처음으로 용용이가 옷을 입고 있었다.(항상 내가 입힘) 기분도 좋아 보였다. 내가 도착하니 셀리나가 바로 마페를 가져오더니 오늘 용용이가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보여주는데 마음이 확 놓였다. 오늘은 실내놀이터에서 노는 날이었는데 혼자서 여기저기 걸어 다니며 셀리나한테 안기고 마리한테 안기며 귀여운 짓을 했다고 한다. 용용이가 잘 적응하고 있다
32일 차(수) - 6시간 반 (8시 반~3시) : 저녁간식까지 완료! 적응기 끝!!

33일 차(목) - 6시간 반 (8시 반~3시) : 보육교사로부터 '적응기 완료'라는 말을 들음. 우리 용용이 장하다!

 

용용이는 총 7주 동안 적응기를 가졌어요. 긴 여정이었고, 우리 용용이는 큰 과제를 하나 해냈어요. 장하다 우리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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