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엄마/육아일기

20250408 어느 봄날의 여유 (D+425)

2025. 4. 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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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예방접종을 한 용용이가 아침에 컨디션이 안 좋은지 유난히 칭얼거리며 엄마 딱붙이가 되었다. 최근 들어 잘 먹던 밥도 먹지 않아서 걱정은 됐지만 우유는 잘 먹어서 아침부터 300ml를 먹고 크리페 등원을 했다. 크리페에서도 안 떨어지려 할까 싶었는데 반에 들어서자마자 엄마손을 놓고 셀리나한테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바로 안겨서 머리를 폭 파묻었다. 이렇게 수월하게 엄마한테 떨어지다니 대견하기도 했다. 헤어질 때 더 기꺼이 신나게 손 흔들며 헤어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욕심도 기대도 외면해야겠다.
그렇게 나와서 외국인청을 방문했다. 비자를 온라인 등록해야 되는데 아직 안되어있어서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30분을 넘게 걸어서 갔지만 5분도 안 걸려서 끝이 났다. 아직도 오전 10시. 병원에서 갑상선호르몬수치검사를 하고 나서 남편이랑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하우스아르츠트로 갔고, 보통 최소 1시간은 걸리는데 오늘은 10분도 안 걸려서 끝났다. 10시 20분. 남편한테 같이 점심 먹자고 이미 약속을 잡았는데 깨고 싶지 않았다. 시내를 배회할까 도서관을 갈까 하다 베커라이에 왔다.

커피 하나와 초코도넛을 주문했다. 커피수혈, 당충전.
봄이 시작하면서 학기도 시작인가 보다. (졸업한 지 오래되어서 학기의 시작과 끝을 모르겠다ㅎ) 학기시작을 위한(?) 커피굿샤인을 열 장이나 받았다. 엄청 고마워하니 친구들이랑 같이 오라고 한다. 기분 좋은 상술이다.

오전의 모든 일들이 굿샤인을 받은 기분이다. 인생이 언제나 이렇게 스무스하고 여유로우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욕이 넘쳐날 것 같다. 집을 나선 후 오전 이 몇 시간 동안 일이 잘 풀렸다고 의욕의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매일이 이러면 난 큰 인물이 될 것이 틀림없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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