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엄마/이유식 기록

초기이유식 - 10~17일차

2024. 8. 2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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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이 식사 시간표

6:00~7:30 모유수유
8:00~9:30 이유식
11:00~12:30 분유180~210ml+비타민D
15:00~16:30 이유식
18:00~19:00 분유180~210ml
20:30~21:30 모유수유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분유량이 150ml까지도 겨우 갔는데, 시작하고서는 150ml이 부족해 보여 180ml을 먹이니 다 먹고도 젖병을 계속 빨아요. 지금은 210ml를 주는데 그것도 끝까지 다 먹네요. 이유식을 시작하고 나서 살이 붙는 속도도 빨라지고 몸에 붙는 힘도 세졌어요.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이 다양하지고 요구하는 것도 많아졌고요ㅜ 놀이는 어떤 놀이든 상관없이 다 좋아해서 뭘 하고 놀든 기쁘게 보고 있어요. 오늘은 바지끈에 빠져서 혼자 잡아당기고 하길래, 끈을 여기저기 흔들며 놀아주니 까르르 웃으며 아주 만족스러운 놀이시간을 보내더라고요.

 우리 용용이는 이유식을 잘 먹어서 하루 두 끼로 늘려봤어요. 이것저것 다 합쳐서 한 끼에 200g 정도 되는 양의 이유식을 주는데 끝까지 다 받아먹네요. 미음이라 물이 많이 섞여있어서 그런 건지 잘 먹네요. 입자가 느껴지는 재료는 아직 먹기 힘들어해요. 브로콜리는 채소라 혀로 으깨서 먹을 수 있는 것 같은데, 고기는 힘들어해서 더 잘게 갈아줘야겠어요. 

 그리고 변의 냄새와 질감이 확실히 달라졌어요. 이유식전에는 이런 똥은 못 견딜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아기 똥은 괜찮더라고요ㅎ 하물며 제가 직접 세면대에서 손으로 씻겨주기까지 하는데, 전혀 아무렇지 않고 그저 우리 아기가 청결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어요.

 우리 용용이는 9시가 넘어야지 겨우 잠이 들어요. 시차적응은 없었는데 조부모집에 있을 때의 루틴을 아직 가지고 있어서 바꾸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잠을 재우는 건 여전히 우리의 큰 과제랍니다.

 

용용이 이유식식단표

  10일차(8/13) 11일차 12일차 13일차 14일차 15일차 16일차 17일차 (8/20)
오전         쌀+귀리+조(dm)  
소고기(HIPP)
배(HIPP)
쌀+귀리+조(dm)  
소고기
브로콜리
버터넛호박 (HIPP)
배(HIPP)
쌀+귀리+조(dm)  
소고기
버터넛호박 (HIPP)
분유210ml
(외출때문에..)
오후 쌀+귀리(dm)
소고기
브로콜리
흰당근(HIPP)
쌀+귀리(dm)  
소고기
브로콜리
흰당근(HIPP)
쌀+귀리(dm) +조
소고기
브로콜리
쌀+귀리+조(dm)  
소고기 (HIPP)
브로콜리
배 (HIPP)
쌀+귀리+조(dm)  
소고기(HIPP)
브로콜리
배(HIPP)
쌀+귀리+조(dm)  
소고기
브로콜리
버터넛호박 (HIPP)
쌀+귀리+조(dm)  
소고기
버터넛호박 (HIPP)
쌀(dm)
소고기
완두콩+흰당근+배(Babydream)
새로운 재료       버터넛호박   완두콩

* 저는 과감하게 재료들을 추가했어요. 추천하지 않는 이유식식단표입니다. 이건 저의 기록용이에요! 3~7일 간격으로 새로운 재료를 추가하는 것이 현재 세계적인 이유식 지침이에요.

 

 우리 용용이는 싫어하는 음식 없이 다 잘 먹어요. 오늘은 역대급으로 안 흘리고 먹기까지 했답니다. 안 흘리는 방법은 미음을 되직하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하면 숟가락에서도 안 흐르고 입에서도 안 흘러요. 그렇게 먹이고 나면 소화를 어느 정도 시키고 나서 씻길 수 있게 돼서 오히려 아기도 부모도 마음이 편해요. 

 이제는 이유식을 넘기는 소리도 나요. 매직컵을 사줬는데 물도 잘 빨아먹네요. 점점 어린이가 되어가고 모유가 없어도 되는 시기가 길어지니 내 품을 떠나는 느낌도 들면서 마음이 싱숭생숭해졌어요ㅎ 벌써부터 이러면 앞으로 유치원도 가고 학교도 가고 결혼도 할 텐데 그때마다 어쩌려고 이러나 싶네요. 

 과일을 늦게 주라는 이유도 알겠는 게 배를 새콤달콤하니 가장 좋아하더라고요. 과일을 가장 마지막에 주지 않으면 다른 것들을 안 먹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앞으로 샐 수 없을 만큼 많은 과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흰 당근 Hipp제품을 구매해서 먹여봤어요. 아기가 구역질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할 만큼 맛이 없다는 소문을 들었어서 안 먹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맛있게 잘 먹네요? 저도 한입 먹어보니 못 먹어 줄 맛은 아니었어요. 조미료 없이 순수하게 물 넣고 흰 당근만 갈았다고 해요. 

 

 이번에는 만들어 놓았던 큐브 소고기를 다 소진해서 급히 병이유식을 사서 먹였어요. 소고기를 안 먹이면 불안해요. 철분이 이 시기 이유식으로 채워야 할 가장 중요한 영양소거든요. 순수 소고기만 갈았는 건 아니었어요. 물, 소고기, 쌀 그리고 유채씨기름을 넣어서 만든 이유식이네요. 제가 만든 큐브보다 많이 더 곱게 갈려있었어요. 미음 수준으로요. 

 

 

 과일은 어떻게 줘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식사랑 함께 대접했답니다. 100% 배만 갈아 만든 이유식이에요.

 

 큐브형 이유식도 먹여봤어요. 완두콩, 흰 당근, 배를 갈아 놓은 퓌레인데, 당연히 맛없을 줄 알았는데 맛있네요ㅎ (제가 항상 기미를 본답니다) 이유식을 하면서 알게 된 건 간 없이도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에요. 앞으로 우리 음식에도 간을 더 적게 해 봐야겠어요. 

 

 이 이유식들은 뚜껑을 열면 늦어도 다음날까진 다 먹여야 된다고 적혀있어요. 100g이 되는 이유식을 갓 시작한 6개월 아기들은 보통 다 먹지 못하는 것 같은데.. 한 재료만 100g을 먹이면 먹겠지만 곡물도 먹이고 고기도 먹이고.. 여기저기 찾아보고 물어보니 보통 한국엄마들은 한 재료당 10~30g를 준다고 하네요. 그리고 한 끼에 100g 정도 준다고. 저는 이 이유식을 다 소진시키기 위해서 한 끼에 200g을 줬어요. 다행스러운 건 용용이는 그걸 기꺼이 다 먹는다는 거예요. 이유식을 충분히 먹는 듯하여 식사 후 물을 주고 분리수유를 시작했어요. 거기다 하루 수유량이 최소 500ml면 된다는 것도 분리수유를 결정한 이유였어요.

 

용용이는 사람을 좋아하고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예요.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음식도 좋아해요. 용용이는 먹는 것도 좋아하고 우리가 먹는 것도 관심 있게 본답니다. 칭얼댈 때면 안고서 이유식을 만드는데, 만들 때면 꼭 보고 싶어 해요. 보는 게 뜻대로 안 되면 가끔 투정을 부리기도 해요. 

젖몸살이 심하기도 했고 3번이나 왔어서 모유를 어떻게 줄여나가나 했는데, 제 시간표대로 하니 모유가 자연스럽게 줄었어요.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저녁이 되면 가슴이 딱딱해졌는데, 오늘은 이미 양조절이 어느 정도 된 느낌에요. 이대로라면 1년도 안 걸려서 단유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듣기로는 이렇게 하면 1년 다 채워야 모유수유를 끝낼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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