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출산예정일까지 2주도 안 남았어요. 믿기지가 않네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왔다는 것도, 이렇게 평온한데 갑자기 어마어마한 진통이 온다는 것도, 내 뱃속에서만 꿈틀대던 작고 소중한 것이 곧 품에 안길 거라는 것도. 지금껏 신비주의를 고수해 온 내 아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요.
이번엔 아기 색깔 빨래도 했어요. 확실히 흰 빨래보다 색깔이 알록달록해서 더 귀여워요. 사랑하는 내 딸이 잘 입어줬으면 좋겠네요. 준비한 옷을 다 입을 수 있을 만큼 천천히 커줬으면 좋겠기도 하고요.
겨우 널려있는 양말들은 어찌나 귀여운지. 이런 걸 신는다니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에요ㅎㅎ 이걸 다 신어볼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출산 후 초기 몇 달은 엄마도 아기도 나름 고생을 한다고 알고 있거든요. 물론 아빠도요. 패션쇼 좋아하고 부지런한 엄마 아니면, 다 입혀보기 쉽지 않대요ㅎㅎ 전 지금 아기가 첫째라 잘 몰라서 이것저것 준비를 해봤어요.
요즘엔 두통이 자주 있고, 식욕이 왕성해졌어요. 아기는 뱃속에서 꾸움틀꾸움틀 움직이고요. 밤에는 거의 3시간에 한 번씩 깨요. 화장실 가고 싶어서 깨기도 하고 그냥 눈이 떠지기도 해요. 이 시기에는 다들 그렇다고 하네요. 그리고 혈압이 조금 높아지는 시기래요.
이번 산부인과 방문에서는 아기가 다시 배안에서 안 큰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지난주에 병원에 방문했을 때 2.6kg이었는데, 이번주에 방문했을 때도 2.6kg이에요. 전 스스로 배가 더 불러오는 것도 느끼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도 느끼는데, 아기는 별로 안 크고 있나 봐요.
그래서 또다시 대학병원인계서를 받았어요. 병원에서 연락을 해주는 줄 알았더니, 이 인계서를 가지고 직접 대학병원에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아야 된다고 하네요. 처음 대학병원으로 갔을 때는 산부인과에서 구급차를 불러줬어서, 직접 해야 되는 건 줄 몰랐어요ㅎㅎ 대학병원에 전화했더니 지금 바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익숙지 않은 빠른 속도에 놀랐어요. 당연히 며칠 뒤에 테어민을 잡아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배고파서 밥 먹고 좀 천천히 가겠다고 했더니 그렇게 하래요. 보통 약속을 미루면 또 며칠 더 미뤄지기도 하는데, 이건 좀 급하다고 판단한 것 같기도 했어요. 오후에 대학병원으로 갔더니 또 소변검사, 태동검사, 초음파 검사를 했어요. 통탱이도 같이 갔는데, 우리는 아기도 보고 듣고 좋았지만 아기는 아마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초음파 검사를 아기가 스트레스받아한다는 정보를 여기저기서 보고 들었거든요. 하지만 더 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꼭 해야 되는 거니까.. 잘 견뎌준 우리 아기에게 고마워요.
결론은 문제없음이었어요. 대학병원 의사들은 재차 도대체 여기로 보낸 의사와 병원이 어디냐고 물었어요. 나도 지금 산부인과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대학병원 의사들도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병원은 구글평을 잘 보고 골라야 되나 봐요. 아직도 여전히 조금씩 작지만 주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잘 커주고 있고, 몸무게도 일단은 200g은 늘었다고 대학병원에서 판단했어요. 아직 배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에 긴급하게 아기를 빼낼 필요가 없대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돼있었는데 다행이에요ㅎㅎ (사실 통탱이랑 병원 가는 길에 오늘 나와도 괜찮다고 마음을 얼마나 다독였는지 몰라요ㅎㅎ) 우리 아기는 지금 작은 편이긴 하나 전혀 문제 될 것 없는 정상범위 안이라네요. 심지어 전체적인 비율은 전보다 더 조화로워졌어요. 전 입원 없이 집으로 돌아왔고, 출산예정일 이틀 전에 다시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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