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에 한 달 가까이 눈도 오고 비도 계속 왔었어요. 올 겨울은 해보기 힘들구나 생각하며 여유 있게 휴일을 기다리고 즐기고 있었답니다. 근데 크리스마스 휴일에 일이 났지 뭐예요. 우리 부부는 크리스마스 때 집에 박혀서 김장을 하고 있었어요. 독일은 크리스마스 휴일이 길어서 마늘냄새 날리면서 집에 붙어있어야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남편이 잠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너무 안 들어와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지하에 물이 차서 온 이웃들이 지하에 붙어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부리나케 밑으로 내려갔어요. 마늘냄새를 풀풀 풍기며 이웃과 함께 있었어요. 다들 말은 안 하지만 마늘냄새를 느끼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요ㅎㅎ 여기 사람들이 마늘은 먹기는 하는데, 어느 정도로 마늘냄새에 민감한지를 몰라서 항상 조심스럽더라고요. 다 함께 지하실을 둘러보면서 독일사람과 한국사람이 다르다고 느낀 게 있었어요. 우리 부부는 지하가 물에 잠긴 걸 보자마자 양말 벗고 화장실 슬리퍼를 신고 지하고 들어갔고, 독일인 이웃들은 바로 안전화를 신고 지하로 들어가더라고요ㅎㅎ 우리 통탱이 발이 통통하네요.
우린 이사 온 지도 얼마 안 돼서 지하에 따로 수납장을 두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닥에 물건들이 담긴 박스들이 많았는데 그게 다 젖어있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다 옷가지들이라서 빨면 되었고, 새 박스는 집주인이 다 마련해 줘서 그쪽으로 다시 다 담을 수 있었어요.
이 집은 5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대요. 그래서 1층에 사는 아저씨가 바로 소방서에 신고를 했고요. 독일에 전역적으로 비가 꽤나 많이 온 편이라 이 시기에 지하가 물에 잠긴 집들이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럴 때 펌프회사에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든 저렇든 물을 빼도 습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건조를 기계로 시켜줘야 돼요. 우리 지하에는 크리스마스 때부터 1월 20일인 오늘까지도 지하에 건조기계가 돌고 있어요. 지하에 학생 하나가 살고 있었는데, 그 학생은 크리스마스 휴가 중에 일이 터져,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못 봤어요. 집 안에 있던 물건들도 다 빠지고 건조기만 돌고 있어요. 집주인 말로는 근처에 할머니가 살아서 거기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보통 집주인들도 집주인으로서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에, 우리가 피해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청구하시면 금전으로 다 보상받을 수 있어요. 당연히 집주인한테 가는 부담도 없어요. 집주인 신경 쓴다고 덜 청구하고 그럴 필요 없어요. 저희는 주로 여름옷들이 젖어서 몇몇은 그냥 직접 빨래 돌리고, 직접 빨 수 없는 옷들만 세탁소에 맡겼어요. 그 금액을 집주인에게 청구했고, 일주일 내로 돌려받았어요.
집에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겼다면 주저 없이 일단 집주인에게 연락을 해야 됩니다. 일단 소방차를 부르는 건 내가 부르는 게 되어버려서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요. 일이 터지면 내가 처리를 할 일인지 집주인이 처리를 할 일인지 따져봐야 돼요. 그래서 집주인한테 연락을 먼저 하고, 상황이 이러하니 소방차를 부르겠다고 하든지, 소방차를 불러달라고 하는 게 좋아요.
'독일 일상&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의료보험 TK 보너스 프로그램 (1) | 2024.02.03 |
---|---|
독일에서 분리수거 하기 (2) | 2024.01.27 |
독일 세금 등급 변경하기 (Steuerklassenwechsel) (0) | 2024.01.20 |
Architektenkammer Niedersachsen - Juniormitglied로 등록하기 (0) | 2024.01.17 |
독일에서 연말정산 (1) | 2024.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