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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엄마/육아일기

20250401 서머타임과 등원전쟁 (D+419)

by 굍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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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서머타임이 시작됐다. 어른들은 금세 적응해 나갔고 아기들은 바빠진 어른들의 모습에 어리둥절하다. 
용용이는 언제나처럼 자고 일어나지만, 한 시간 늦게 일어나는 늦잠꾸러기가 됐다. 언제나 6시에서 6시 반사이에 일어나 30분 정도 기저귀를 갈고 잠에서 깨고 나면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 후 우유 마시고 양치하고 로션 바르고 옷 챙겨 입으면 시간이 딱 맞았는데, 이제는 회오리처럼 1시간을 정신없이 집안을 휘젓고 나면 등원할 시간이다.
보통 8시 반 전에 등원을 시켰는데, 오늘은 9시가 다 되어서 크리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등원해보니 나만 정신없는 게 아니었다.
어제는 8시 40분에 등원시켰는데 교실에 도착하니 용용이보다 일찍 온 아기는 2명뿐이었다. 오늘 눈에 띈 풍경은 유모차 주차장이었다. 우리는 항상 일찍이 등원을 하는 편이었나 보다. 9시부터 30분 동안 크리페 안에서는 하루를 시작하는 노래도 하고 이것저것 수업처럼 진행이 된다. 아마 그 시간에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듯하다. 9시가 되기 5분 전에 본 유모차 주차장은 뒤죽박죽이었다. 뒤늦게 온 부모가 적당한 곳에 급히 자전거나 유모차를 세워놓고 일단 아기부터 안으로 넣는 거다. 그렇게 무사히 넣고 나온 부모는 라인에 맞게 유모차를 주차한다. 나도 오늘은 그 부모들과 함께였다ㅎ 앞으로는 더 여유 있게 가도록 노력해야지. 
 
크리페 다니는 아기와 함께 하는 서머타임은 이런 거구나! 이건 정말 정말 새로운 경험이다. 또 성장하는 엄마가 됐다.

 
용용이를 폭풍처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에 만들어 놓은 폭탄들을 정리한다. 여기저기 튀어있는 용용이 아침식사, 널브러진 잠옷과 로션, 용용이에게 선택받지 못한 양말들과 턱받이들, 고사리 손으로 부지런히 흐트러놓은 책과 장난감들. 이것들을 정리하고 나면 나의 시간이 시작된다. 용용이이유식, 때때론 남편 점심을 하는 시간. 오늘은 전에 만들어 놓은 용용이 이유식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남편도 점심은 사 먹겠다고 한다. 나에게 주어진 여유시간. 
남편이 사 온 노란 튤립과 함께 간편하게 즐기는 아침 식사가 나를 더 여유롭게 한다. 
이 여유 오늘까지 즐기고 내일부터는 독일어 공부도 다시 하고 구직활동도 해야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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