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임신 중에 코로나에 걸렸었어요. 25도가 넘는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몸이 너무 으슬으슬 춥더라고요. 너무 추워서 겨울이불까지 꺼내서 겹겹이 덮고 하루를 꼬박 잤다 깼다 했어요. 기침도 많이 나서 배가 뭉쳐서 아프기까지 했는데, 그때가 일요일이라 병원도 못 가고 앓고 있었어요. 독일에서 처음으로 앓는 심한 감기였어요. 하지만 응급실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월요일 아침에 바로 회사에 병가를 내고, 마스크를 끼고 약국으로 가서 코로나 테스트기를 샀어요. 테스트를 하자마자 바로 양성이 떴고, Hausarzt에 전화했더니 그날 바로 약속시간을 잡아줬어요.
그리고 임신 중이다 보니 이런 경우에 Hausarzt에 연락을 해야 할지, Frauenarzt에 연락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바로 헤바메한테 먼저 물었어요. 감기는 Hausarzt에 연락하는 거래요. 이래서 헤바메가 일찍부터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헤바메를 만날 때마다 딱히 궁금한 것도 없고 뭘 말해야 되는 건지도 몰랐거든요.
병원에 가서 코로나 양성 떴다고 하니 따로 추가검사도 안 하고 그냥 일주일 병가를 써줬어요. 거기선 조금 놀랐어요. 거짓말도 가능하겠다 싶어서요. 여하튼 임산부라고 말하고 임신중기쯤 됐다고 하니 의사가 해열제로 Paracetamol 500mg을 추천해 줬어요. 임산부가 복용할 수 있는 유일한 해열제예요. 이 약은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이에요. 임신 중 몸에 열을 올리는 건 위험하다고 하네요. 몸속에 온도가 쉽게 올라가지는 않지만, 고열일 경우 위험할 수 있으니 38도가 넘는 열이 나면 약을 복용하세요. 임신 중에는 찜질방도 가시면 안 돼요. 목욕탕도 안 좋대요.

전 이걸 산 이후로 복용할 일이 전혀 없었어요. 열이 날 일이 없었어요. 수유기간 동안에도 복용가능하다고 하니 혹여나 그때 아프면 먹어야겠어요.
거기에 더해서 저는 기침도 많이 해서 배가 뭉쳐서 힘들었어요. 기침 때문에 배가 아파 힘들다니 헤바메가 추천해 준 감기차예요. Lindenblütem-Tee. 효과가 있었는진 잘 모르겠어요. 이게 기침과 코막힘에 좋다고 생각하고 마시니 그냥 더 좋은 느낌이었어요. 사실 기침에는 그냥 따뜻한 물만 마셔도 어느 정도 괜찮아지잖아요. 코막힘도 김 나는 따뜻한 물을 코밑에 두고 숨 몇 번 들이마시면 뚫리잖아요.

제 헤바메는 이 차만 추천해 줬지만, 인터넷에 찾아보니 감기에 걸렸을 때 Holunder, Kamille, Melisse, Pfefferminze, Spitzwegerich를 마시면 좋다고 하네요. 갑자기 한국에서 어릴 적 감기 걸렸을 때 엄마가 열심히 꿀물을 끓여줬던 기억이 나네요. 파 끓인 물도 좋다고 먹이려던 것도 기억나고요. 파 끓인 물은 진짜 아니었어요. 맛이 너무 별로였어요.
약도 중요하고, 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세끼를 꼬박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언제나 밥이 보약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전 평소보다 반찬도 더 꺼내서 챙겨 먹고 했어요. 맛도 못 느끼고 입맛도 없는데, 먹게 되더라고요. 아픈데 열심히 챙겨 먹고 있는 그 상황이 스스로 웃겼어요ㅋㅋ
임신 중에는 코로나도 독감도 작은 감기도 걸리지 말아야 돼요. 몸도 마음도 홀몸일 때보다 힘드니까요. 저야 지금껏 건강히 잘 살아온 어른이지만 태아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언제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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